20140424 중앙일보 충격 빠진 아이들 … "항상 너와 함께할게" 다독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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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141회 작성일14-04-24 14:38본문
충격 빠진 아이들 … "항상 너와 함께할게" 다독여라
[중앙일보] 입력 2014.04.24 00:51 / 수정 2014.04.24 01:18트라우마서 자녀 지키는 법
자신도 비슷한 사고 겪을까 불안
궁금한 점 물을 땐 진솔한 대화
"못난 어른들 … 넌 크면 다를 거야"
세월호 침몰사고 하루 뒤인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 검은 양복을 차려입은 김모(35) 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5학년 교실에 들어서자 학생들이 물었다.
“선생님, 배에 갇힌 언니·오빠들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선장 아저씨가 먼저 도망쳤다는데 정말이에요.”
몇몇 여학생은 눈물을 훌쩍거렸다. 김 교사는 잠시 머뭇거리다 “언니·오빠들은 구조될 거야. 걱정하지 말고 건강히 돌아오길 기도하자”며 학생들을 진정시키고는 수업을 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받은 충격이 큰데 어떻게 다독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23일로 세월호 침몰사고가 터진 뒤 일주일이 지났지만 전국 학교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일부 학생은 밤에 잘 잠들지 못한다든지 자기에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까 봐 불안해하는 증세까지 호소한다.
대전의 고등학교 추모(45) 교사는 “사고 직후엔 희망을 얘기하는 학생들도 있었는데 희생자만 늘어나니까 교실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다”며 “요즘엔 학생들 말수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의 중학교 남모(33·여) 교사는 “사춘기 학생들이다 보니 감정 기복이 더 심한 것 같다. 세월호 얘기만 나오면 분통을 터뜨리거나 표정이 어두운 학생들이 많다” 고 전했다. 충북 진천의 초등학교 윤모(32) 교사는 “선생님들이 근조 리본을 달고 단체 묵념을 시키니까 잘 모르는 학생들도 덩달아 숙연해지는 면도 있다”며 “봄이라 운동회도 열고 소풍도 가야 할 때지만 모두 취소해 학교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일선 학교들은 충격을 받은 학생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는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이 세월호 관련 뉴스에 접촉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단체 문자메시지를 돌리기도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과 협의해 교사·학생을 위한 심리 안정 프로그램을 만들어 28일 일선 학교에 보급하기로 했다.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를 되돌아보며 각자가 가진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 위로해줌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찾 도록 하는 내용이다. 서울시교육청 이준순 교육정책국장은 “‘위센터(학생위기상담 서비스)’ 전문상담사와 정신건강 전문의를 중심으로 상담지원단을 꾸려 학생들의 심리치료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소아청소년의학회는 이날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부모를 위한 지침’을 내놓고 자녀와의 진솔한 대화를 강조했다. 알기 쉽게 사고에 대해 설명해주되 아직 밝혀지지 않은 내용까지 여과 없이 말할 필요는 없다고 학회는 조언했다. 안현의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신문·방송·인터넷으로 뉴스를 접하는 시간을 줄여 사고와 ‘거리 두기’를 해야 할 때”라며 “친구끼리만 얘기를 나누다 보면 부정적 인식만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교사·학부모가 솔직하고 담담하게 얘기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선생님, 배에 갇힌 언니·오빠들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선장 아저씨가 먼저 도망쳤다는데 정말이에요.”
몇몇 여학생은 눈물을 훌쩍거렸다. 김 교사는 잠시 머뭇거리다 “언니·오빠들은 구조될 거야. 걱정하지 말고 건강히 돌아오길 기도하자”며 학생들을 진정시키고는 수업을 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받은 충격이 큰데 어떻게 다독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23일로 세월호 침몰사고가 터진 뒤 일주일이 지났지만 전국 학교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일부 학생은 밤에 잘 잠들지 못한다든지 자기에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까 봐 불안해하는 증세까지 호소한다.
대전의 고등학교 추모(45) 교사는 “사고 직후엔 희망을 얘기하는 학생들도 있었는데 희생자만 늘어나니까 교실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다”며 “요즘엔 학생들 말수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의 중학교 남모(33·여) 교사는 “사춘기 학생들이다 보니 감정 기복이 더 심한 것 같다. 세월호 얘기만 나오면 분통을 터뜨리거나 표정이 어두운 학생들이 많다” 고 전했다. 충북 진천의 초등학교 윤모(32) 교사는 “선생님들이 근조 리본을 달고 단체 묵념을 시키니까 잘 모르는 학생들도 덩달아 숙연해지는 면도 있다”며 “봄이라 운동회도 열고 소풍도 가야 할 때지만 모두 취소해 학교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일선 학교들은 충격을 받은 학생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는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이 세월호 관련 뉴스에 접촉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단체 문자메시지를 돌리기도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과 협의해 교사·학생을 위한 심리 안정 프로그램을 만들어 28일 일선 학교에 보급하기로 했다.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를 되돌아보며 각자가 가진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 위로해줌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찾 도록 하는 내용이다. 서울시교육청 이준순 교육정책국장은 “‘위센터(학생위기상담 서비스)’ 전문상담사와 정신건강 전문의를 중심으로 상담지원단을 꾸려 학생들의 심리치료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소아청소년의학회는 이날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부모를 위한 지침’을 내놓고 자녀와의 진솔한 대화를 강조했다. 알기 쉽게 사고에 대해 설명해주되 아직 밝혀지지 않은 내용까지 여과 없이 말할 필요는 없다고 학회는 조언했다. 안현의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신문·방송·인터넷으로 뉴스를 접하는 시간을 줄여 사고와 ‘거리 두기’를 해야 할 때”라며 “친구끼리만 얘기를 나누다 보면 부정적 인식만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교사·학부모가 솔직하고 담담하게 얘기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이향숙 한국아동청소년 심리상담센터장은 “아이에게 ‘그냥 안 좋은 일’ ‘어려서 몰라도 된다’는 식으로 반응하기보다 ‘어떤 생각이 들었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해’라고 물어 아이가 가진 생각을 그대로 표현하도록 해야 한다”며 “‘어른의 책임이다’고만 답하지 말고 ‘너희가 어른이 됐을 땐 다를 것’ ‘너는 다른 어른이 될 수 있다’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소영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홍보이사는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감정을 말할 수 있게 하고 함께 슬퍼해주면서 ‘너와 함께 하겠다’는 걸 믿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주영·김기환 기자 @joongang.co.kr>
장주영·김기환 기자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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